[연재43회] 구치소 교도소 -아내의 접견
와이프의 순방
와이프 접견이 있는 날이다. 와이프가 사건을 알았으면 어떻게 말하지? 고민이 있다. 특수강간이라는건 정말 지울 수 없는 낙인이다. 회사에 취업해도 전과가 있느냐를 물어보는 회사가 있다 범죄경력조회서를 가져오라고 했는데 폭행이나 상해 이런 것도 아니고 특수강간이면 누가 나를 뽑아 주겠는가? 여자들이 나와 함께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어김없이 수용동앞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접견교도관을 기다렸다. 오늘따라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잡념이 많아서 그런거같다. 아직 시간은 되지 않았다. 접견교도관님은 만날 이렇게 수용자만 데리고 왔다갔다 하시나? 엄청 많이 걷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절 나가시겠다.’ 나는 관절이 좋지 않아 오래 걷지 못한다. 저렇게 오래 걸으면 건강은 하겠지만 무척힘이 들것이다.
접견 교도관님이 도착하시고 나는 계호를 받으며 수용자 뒤를 따라 줄을 맞추며 접견대기실로 갔다. 왜 교도관님이 앞에 안서고 뒤에서 따라오는지 알아봤는데...
제34조(계호의 원칙) 교정직교도관이 수용자를 계호할 때에는 수용자를 자신의 시선 또는 실력지배권 밖에 두어서는 아니 된다.
이런 조문이 있다. 사회에서는 사람들을 앞장서면서 안내를 하지만, 구치소에서는 뒤에서 계호를 한다. 앞에서 안내를 하다가 뒤에 수용자가 몰래 다른곳으로 가버리면 곤란하기 때문에 늘 뒤에서 계호를 하며 움직이게 된다. 시선내 계호는 되지만 실력지배권이라는 건 좀 아닌 듯 하다.
안쪽 사람에게 도서를 넣어주세요
접견을 하러 와이프가 접견실로 들어 왔다. 두렵다 무섭다 눈에 눈물이 났다. 와이프도 나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와이프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오빠~ 아니지? 오빠가 그런거 진짜 아니지?”
“응 당연하지. 내가 왜 그런짓을 해! 난 진짜 억울하다고. 내 공범들도 나는 아니라고 다들 그렇잖아~ 변호사도 이런 범죄는 처음이레.. 억울해 죽겠어”
“나도 변호사 만나봤어! 변호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노예계약서를 쓰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강간당한게 아니라 오빠가 꽃뱀에 물린거 아니냐고 하고 말이야”
‘휴 다행이다. 와이프는 나를 믿는 것 같다.’
“저기 그 때 변호사님 뭐라고 하셔?”
“방향을 잘 잡아야 한데.. 무죄주장을 할건지. 피해자와 합의를 하고 용서를 구할건지..”
“변호사님 두명을 만났는데 다 그렇게 이야기 하더라.. 그 변호사님은 선임비얼마달래?”
“2000에 1000을 요구하더라 집행유예조건으로”
“우와....아니 무슨 전관변호사인가?”
“전관은 아닌데 자기가 그쪽 재판관들과 연수원동기고 잘 아는 사이래..”
“너무 비싸다... 선임은 아직 안했지?”
“이미 돈 다 줬어”
“아 그래... 미안하다...진짜 난 아니야.. 믿어주길 바래”
“그래..”
결국 10분은 너무 짧게 끝났다. 할 이야기도 다 못한 것 같고 뭔가 찜찜하긴 하다. 다시 접견근무자님의 계호를 받으며 수용동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앉아서 아내에게 못다 한 편지를 썼다.
우리 와이프의 모습이다.
내가 사랑하는 와이프
나를 기다려주는 와이프
안쪽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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